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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식역(JND)과 베버의 법칙(Weber's law, 웨버의 법칙) - 가격 전략 관점

e.스토리 2023. 3. 9. 08:17

최근 제조업을 시작하신 모 기업의 제품 가격을 세우는 전략을 위한 컨설팅을 준비하는 중에 정리도 할 겸 공유합니다. 가격 전략은 마케팅 관리론 4p 믹스에서 다루지만 더 근원적인 이론은 인지 심리학과 소비자행동론의 정보 처리 과정 중 감지(인지)에서 다루는 차이식역(JND)베버의 법칙(Weber's law, 웨버의 법칙)입니다.

차이식역 이론은 절대식역에서 출발하는데, 절대식역이란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는 최소한의 강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모여있는 광장에서 휴대전화 벨소리 음량이 0에서부터 점점 커질 때 음량이 얼마까지 올라가야 소리를 알아챌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그 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음량이 절대식역에 해당합니다. 절대식역은 사람마다 주변의 소음 환경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제 식역이라는 개념을 정리했으니 가격 변화의 예로 차이식역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차이식역(just noticeable difference, JND)이란 두 개의 자극이 지각적으로 구분될 수 있는 최소한의 차이(여기서는 가격)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경우의 차이식역이 가격을 인상하는 경우의 차이식역보다 큰 현상을 보이는데, 이는 손실 회피(loss aversion)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말이 좀 어렵나요? 여러분이 주식투자를 100만 원 했는데 주식이 10만 원이 올라서 110만 원 되었을 때 인식하게 되는 정도보다 주식이 90만 원으로 떨어졌을 때 인식하게 되는 정도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주식이 오를 때는 조금 더 오르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갑자기 주식이 떨어져서 90만 원이 되면 엄청나게 손해 본 느낌이 들게 됩니다. 이해되시죠?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식역을 마케팅 전략에 어떻게 적용할까요? 소비자들이 마케팅 자극의 변화를 감지('가격이 인하되었구나') 하기 위해서는 차이식역 이상의 자극 강도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가격 할인과 같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변화의 경우에 소비자들이 자극 변화를 감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극 변화의 크기를 차이식역 이상으로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품의 가격을 5천 원 낮추는 변화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2만 원 상품을 1만 5천 원으로 가격을 낮춘 경우 소비자는 변화를 인지할 수 있지만, 20만원 상품을 19만 5천원으로 낮추는 경우 소비자는 변화의 차이를 크게 인지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판매량의 변화가 없다면 기업의 전체적인 매출만 감소하게 되는 것입니다.

식역과 관련된 또 다른 개념으로 식역하 자극(subliminal stimuli)이라는 것이 있는데 변화가 절대식역 수준에 미치지 못해 소비자가 지각할 수 없는 변화의 자극을 말합니다. 그런데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이러한 식역하 자극도 쌓이고 쌓이면 무의식 중에 인지하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얼마 전 도심에서 운전 중에 버스 뒷 면에 치과 광고가 랩핑 되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식역하 치료를 한다는 표현이 있더군요. 치과에서 한 번이라도 치료를 받아보았다면 치과에 가는 두려움이 있기 마련인데 식역하 치료를 한다는 광고가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식역하 치료라는 표현이 다소 어려워서 광고의 효과는 미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가격 인하는 차이식역보다 크게 해야 판매가 늘고, 가격 인상은 식역하 자극 이론처럼 차이식역보다 작게 해야 소비자의 저항을 줄일 수 있습니다. 거듭 강조해서 정리하자면 가격 인하는 소비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가격 인상은 소비자가 쉽게 인식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격전략

차이의 인식에 대한 약간은 더 진보된(?) 다른 견해도 있습니다. 경영지도사 시험 준비한다면 꼭 외워야 하는 공식 중의 하나인데 시험을 치를 것이 아니라면 그냥 "이런 이론도 있다" 정도로만 이해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소비자가 가격 변화에 대하여 느끼는 정도가 가격 수준에 따라 모두 동일한 것이 아니고 차이가 있다는 베버의 법칙(Weber's law)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차이의 인식이 절대적이라기보다는 상대적이라는 것입니다. Weber에 의하면 "차이식역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자극의 최소 변화치는 초기 자극의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즉, 자극의 변화가 일어났음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초기 자극이 클 수 록 자극 변화치가 더 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TV 음량을 올리는데 조용한(초기 자극) 서재에서 4에서 8로 올린 경우 쉽게 인식이 되는데 공연장의 소음(초기 자극) 속에서 TV 음량을 4에서 8로 올렸다고 해서 인식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소비자가 상품에 대해 지불하는 금액이 100만 원이라고 하고 이 금액에 대한 차이식역은 10만 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상품의 금액이 110만 원 이상일 때는 가격이 인상되었다고 느끼지만 110만 원보다 작은 109만 원 일 때는 크게 인상되었다고 느끼지 못합니다. 이것을 조금 전에 차이식역의 개념으로 설명하였습니다. 그런데 200만 원짜리 상품의 경우에 가격이 인상되었다고 느끼는 가격이 반드시 220만 원은 아니라는 이론입니다. 이론은 그럴듯한데 제 생각에는 case by case 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명절 앞이라 그런지 마음이 어수선하고 집중이 잘 안 되네요. 마케팅 전략에 대해 연구는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날마다 메리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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